낙태약 후기
처음 임신이란 얘기를 들었을때는 어쩌지 싶고 수술은 상처날까 걱정되고 머리가 복잡했습니다. 이젠 한국도 임신중단이 불법은 아니라서 약물로 처리해주는 산부인과가 있다지만 기록이 남을것도 걱정됐고... 제일먼저 떠오른게 미프진이었어요.
처음엔 다들 비슷하시겠지만 가격도 어느정도 있고 실물은 본적이 없으니 이거 정말 제대로 오는건지, 효과는 있을지가 가장 걱정일겁니다. 주말 공휴일 제외하고 7일~10일이라니 오는게 너무 느리게만 느껴졌을수도 있고 매일매일이 불안 초조했을거에요. 운송장 조회도 한국처럼 빨리 되지 않고, 세관에서 걸리진 않을까도 걱정되고...
그러나 그 걱정이 무색하게 집앞에 작은 택배가 와있었고, 복용을 시작하면서 진행은 무사히 되었습니다. 참고로 4알짜리 첫 복용날은 엄청난 복통을 각오하셔야 합니다. 이게 신생아에 비하면 정말 작은 크기에다가 출산인것도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엄연히 아이가 나오는건 나오는거라, 정말 배는 산통처럼 극심하게 아픕니다... 아기집으로 자리잡고 있던 녀석을 억지로 쫓아내는거기도 하고, 저는 평소에 생리통이 더 심했던 사람이라 그럴 수 있어요.
정말 다 배출된게 맞는지, 아이와 아기집 형태구분은 어찌 하는지 저도 걱정이었는데 진짜 배출되는건 그냥 손톱만한 피 응고 느낌이 아니고 딱 보입니다. 40cm 넘는 슈퍼롱 오버나이트 없었으면 장말 다 샜을 수준의 상당한 양이 확 쏟아지면서 형태가 보입니다. 그게 보였다면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내 사정으로 떠나보내면서도 약이 도착했을 무렵부터 죄책감에 종일 울곤 했는데... 그러나 이 결심을 하게 된건 아무 준비가 안된 현 상황에서 대책없이 낳아 키울 수 없기에, 불우했던 유년기를 대물림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가장 컸습니다. 그러니 주문 당시의 저처럼 약을 주문하고 불안에 떠실 분들의 마음이, 제 후기로 인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요약.
1. 사기 아닙니다! 약도 제대로 오고 효과도 제대로 있어요. 그러나 배송은 조금 느려요 이건 염두에 두세요. 평범한 영양제 직구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2. 4알짜리 처음 먹는 날은 정말 낳는 고통 비슷하게 옵니다. 마음의 준비를 미리 해 두시고, 진통제를 복용 가능한 많은 양을 드세요. 저는 진통제 한알 먹었는데 굉장히 후회했습니다 두알 먹을걸 싶어서.
제가 생리통이 굉장한 사람인데도 생리 정도와는 비교가 안 될 수준이었어요. 너무 아파서 엎드려 웅크리고 몸 비틀고 비명지르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다행히 통증은 한 30분 안에 끝납니다.
비상시를 대비해 근처에 도와줄 누군가 있는 것도 좋지만, 이 통증을 견딜 땐 전기장판에 불을 진뜩 올리고 화장실 딸린 방에 혼자 계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3. 너무 많이 울지 말고, 너무 죄책감에 자책하지 마시길. 무엇보다 몸 회복에 영향이 갑니다.
우리 모두 결국 낳아 키울 수는 없다고 결정한 이유가 있을 겁니다. 계획에 없던 임신이면 엽산 등 태아발달에 필요한 영양소 복용도 안 했을거고 이것저것 차질이 많을테니, 현 상황에선 이게 최선의 결정이었음은 변하지 않을겁니다.
무엇보다 도움 주신 미프진 코리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